SNS가 만든 거짓영웅, 난방열사

이른바 '난방열사' 이미지로 제 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배우 김부선 씨.

이른바 ‘난방열사’ 이미지로 제 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배우 김부선 씨. <이미지 출처: 뉴스1>

​일명 ‘난방열사’로 제 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배우 김부선 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대중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본인의 난방비리 고발 사건에 사회적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실로 그녀의 SNS 파급력은 엄청나서, 그녀가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면 그것이 실시간으로 기사화될 정도다. 문제는 김부선 씨가 본인의 SNS 영향력을 이용해 상황을 왜곡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득권 층의 비리에 맞서는 듯한 인상을 주는 그녀지만, 상황을 자세히 파헤쳐보면 난방열사라는 영웅적 이미지는 일종의 기만이라는 것이 드러난다. 이 기만의 최대 피해자는 그녀에 맞섰던 아파트 주민들이었다.

작년 9월, 김부선 씨가 아파트 주민을 폭행했다는 기사가 보도되며 김부선 씨의 난방비 사건이 본격적으로 이슈화되었다. 김부선 씨는 폭행혐의로부터 스스로를 변호하기 위해 그간의 사건 경위에 대해 설명했다. 본인이 아파트 난방 비리를 발견하여 이를 파헤치는 과정에서 비리에 연루되어 있는 몇몇 주민들과 마찰을 빚었다는 것. 그녀는 몸싸움 또한 이로 인해 일어난 것이라 주장했다.​

이에 여론의 관심이 쏟아졌고, 조사 결과 김 씨의 아파트 단지에 실제로 세대난방비가 0원이 나온 곳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를 통해 김부선 씨는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연예인이라는 그녀의 신분은 그녀의 목소리가 널리 퍼질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냈고, 그녀는 자신의 SNS를 통해 대중과 직접적이고 효과적으로 소통했다. 김 씨는 아파트 동대표가 열량계를 조작했다고 주장했고, 이에 뒤를 봐주는 사회지도층이 개입했다는 식의 추측을 했다. 또한 그녀는 방송과 기자회견 등을 통해 본인이 ‘개별난방’을 위해 싸운 것임을 강조했다.​

김부선개별난방본인이이룬것주장

본인 ‘혼자’ 개별난방 허가를 이뤄냈다며 김부선 씨가 본인의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 <김부선 씨 페이스북, 2014년 9월 2일 게시물 캡쳐>

그러나 김부선 씨의 주장과는 달리, 김 씨가 몸싸움을 벌인 대상은 다름아닌 개별난방을 주장하던 주민들이었다. 김 씨와 몇몇 주민들은 몇 년 전부터 개별난방을 하기 위해 상의해왔고, 마침내 작년 8월 29일 성동구청으로부터 개별난방전환을 허가 받았다. 그런데 별안간 김부선 씨가 개별난방 공사에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이유는 단순했다. 김 씨의 추측에 따르면 아파트가 리모델링 증축대상으로 결정될 것 같은데, 개별난방 공사를 하고 나서 아파트 증축까지 하게 되면 비용이 이중으로 드니 비합리적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리모델링 결정은 추측일 뿐, 확실한 것이 아니었다. 김 씨는 주민들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고, 아파트 주민들은 개별난방 공사를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작년 9월 12일, 개별난방 공사 일정에 대한 주민설명회가 개최되었다. 김 씨는 이를 막기 위해 주민설명회 두 시간 전 주민대토론회를 주최하였으나, 반응이 시원치 않았다. 결국 개별난방 주민설명회에 찾아간 김부선 씨는 이미 주민간 합의가 이루어진 개별난방 공사에 절대반대하다 몸싸움까지 하게 된다.​

개별난방전환설명회

2014년 9월 12일 오후 8시에 개최된 주민설명회. 공사가 어떻게 이루어질 예정인지 주민들에게 자세히 설명하는 자리였다. 개별난방 공사 시행은 이미 합의된 사안이었다. 해당 공고문이 게재된 며칠 후, 김부선 씨는 각 동 엘레베이터에 주민설명회 2시간 전에 (12일 오후 6시) 토론회를 하겠다는 공고문을 붙였다. <이미지 출처: 해당 아파트 주민 개인 블로그, http://blog.naver.com/okikkk>​

 

김부선1

개별난방 전환을 반대한 김부선 씨. 개별난방 공사를 하기로 한 주민들의 합의를 깨고, 본인의 주장을 설득하기 위해 주민 토론회를 주최했다. 위 공고문은 해당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부착되어 있던 것으로, 아파트 관리소장의 직인이 찍혀있지 않은 김 씨의 단독 공고문이었다. <이미지 출처: 해당 아파트 주민 개인 블로그, http://blog.naver.com/okikk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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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난방 전환을 반대한 김부선 씨. 개별난방 공사를 하기로 한 주민들의 합의를 깨고, 본인의 주장을 설득하기 위해 주민 토론회를 주최했다. 위 공고문은 해당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부착되어 있던 것으로, 아파트 관리소장의 직인이 찍혀있지 않은 김 씨의 단독 공고문이었다. <이미지 출처: 해당 아파트 주민 개인 블로그, http://blog.naver.com/okikkk>

이후 주민 폭행 건이 기사화되자, 김 씨는 난방비리를 파헤치는 과정에서 비리 공모자들과 몸싸움이 났다는 식으로 정황을 왜곡했다. 본인의 사회적 영향력을 이용하여 개별난방을 위해 노력했던 주민들을 전부 비리 공모자로 몰아세운 것이다. 이미 주민간 합의가 이루어져 개별난방 공사는 결정된 사안이었다. 그러나 김부선 씨는 본인의 고집으로 이 합의를 무산화하려 했고, 이는 쌍방폭행으로 이어졌다.​

결국 사건의 시초가 된 폭행사건은 난방비리와는 전혀 별개의 문제였으며, 김 씨 개인의 독선이 초래한 일이었다. 경찰조사 결과 김 씨가 주장한 “사회지도층이 개입되어 있는 난방비리”의 실체 조차 의심스러운 가운데, 본인의 영향력을 이용해 개별난방을 위해 함께 노력했던 주민들을 비리 공모자로 몰아세우는 모습은 그녀가 내세우는 ‘난방열사’의 이미지와 너무나 동떨어져있다. 많은 아파트 주민들이 이 부당한 상황을 알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영웅으로 떠오른 김부선 씨의 목소리에 묻히고 있는 상황이다. 연예인이라는 사회적 강자에 의해 억울한 일을 당하는 약자들은 바로 아파트 주민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