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복지정책을 수립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세 가지

복지에 관한 논의는 언제나 첨예한 대립과 갈등을 낳는다. 복지 그 자체에 대한 찬성과 반대부터 시작해서, 어떤 복지정책이 더 효율적인가에 대한 논쟁까지. 너무나 다양한 접근법이 있는 분야인 만큼 다양한 의견을 검토해보고 조율하여, 우리에게 맞는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최선의 선택을 위해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대상이 있는데, 바로 국가의 특수성이다. 아무리 아름다운 옷이어도 입는 사람의 체형에 맞지 않으면 보기 흉하듯, 한국의 사회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복지 정책은 성공할 수 없다. 그렇다면 복지정책을 결정함에 있어 반드시 고려해야 할 한국의 특수성은 무엇일까?

첫째, ‘저출산 고령화 문제’.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초저출산 초고령화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 따라서 정책수립시 현재의 상황 뿐 아니라, 근미래의 인구동향을 미리 고려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에 일부 사람들이 주장하는 보편적 복지는 한국에 맞지 않는다. 베이비붐 세대 은퇴시기를 기점으로 복지재원을 감당해야 할 계층이 현저히 줄어들게 되는데, 보편적 복지가 확대되면 복지의 수혜대상이 더욱 늘어남으로써 국가재정이 파산에 이르게 된다. 현재 보편적 복지론을 주도하는 486세대가 후배들에게 감당 못 할 짐을 떠넘기고 있는 형국이다.

국민연금공단 건물사진_사민저널

ⓒ 사민저널

대표적인 사례가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연금 문제다. 현재 연금 제도는 구조적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연금의 본질이 후세에 책임을 떠넘기게 되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연금은 이전 세대가 과거에 약속받은 연금수혜량을 현 세대가 책임지도록 만드는 특수한 성격을 띤다. 이에 따라 연금은 일반적으로 한 세대가 경제활동을 하는 20~30년 정도의 사이클이 그 기준이 된다. 이것이 바로 연금구조의 태생적 문제점이다. 수십년 전의 결정을 책임질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점이다. 이미 연금제도를 구상했던 시기에 예상된 문제가 2015년 현재 우리 눈 앞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훗날 고령화, 저출산으로 인해 재정이 고갈 될 것을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일을 벌였고, 그 약속을 현 세대가 지키기 위해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듯 적자를 메우고 있는 것이다. 다전 세대는 부어놓은 연금을 받아야 하고, 청년 세대는 취업을 못해서 다 죽어가는 판에 기득권을 쥔 전 세대의 연금까지 책임져야 하며, 평균수명은 늘어나고 저출산으로 이를 감당할 인구는 더욱 줄어드니, 이는 필연적으로 세대간 갈등으로 비화될 수 밖에 없다.

국민연금 적립금 전망_보건복지가족부

ⓒ 보건복지가족부

한국형 복지정책을 수립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두번째 특수성은 ‘통일’이다. 통일은 국내정치문제, 경제적비용, 국제역학관계 등에 걸친 다방면의 고려를 요하는 고난이도의 과업이다. 전쟁위협, 소요사태, 천문학적인 비용 등의 높은 리스크도 있다. 그러나 자유평화통일을 성공시킬 경우 상기 열거한 문제들을 무색하게 할 만큼 밝은 전망을 가져다준다.  통일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015년 4.706%에서 2030년 3.635%, 2040년 3.135%, 2050년 2.635%로 제시된 바 있다. 한편, 통일이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남한의 성장률은 2030년 2.9%, 2040년 2.4%, 2050년 1.9%에 그쳤다. 아울러 2014년부터 남북통합이 시작된다고 가정할 경우 2050년까지 북한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13.1%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경제통합과 통일이 북한의 경제성장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통일준비위원회). 따라서 통일은 우리가 반드시 실현해야 할 중심과제이며 복지정책 수립시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요소이다. 통일의 시기는 그 누구도 예단할 수 없지만, 많은 국내외 통일전문가들에 따르면 10~20년 내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이것이 현실이 된다면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큰 격변의 시기, 혼란의 시기가 찾아올 것이다. 따라서 복지를 추진함에 있어 항상 이 문제를 염두해 두어야 한다.

세번째 특수성은 ‘정치갈등’이다. 대한민국의 정치갈등은 대부분의 타 선진국과 다른 성격을 띤다. 국가의 틀을 인정하는 선에서 서로 다른 정치이념들이 충돌하는 다른나라와 달리, 국가자체를 부정하는 종북세력, 반국가세력과의 총성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의 정치갈등 현장이다. 군사정권의 권위적 통치에 대한 반작용으로 좌파적 가치가 지지를 받게 되었고, 이런 시대적 풍조는 종북세력이 성장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제공해주었다. 이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그들은 대한민국의 입법, 사법, 언론, 노동계, 문화예술계, 교육계, 시민단체, SNS, 심지어 경찰, 군 조직에까지 침투했고, 이 땅을 적화시키기 위해 그 예비단계로 국내 경제적 상황에 맞지 않는 유럽식 사민주의를 실현하고자 한다. 그렇게 그들이 사회 저변에 심어 놓은 것이 망국적 복지 포퓰리즘에 대한 환상이다. 복지 담론에 깔려있는 이 정치공작을 저지하지 않고서 국가의 미래를 위한 복지정책을 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