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개독’을 만났을 때 써먹을 수 있는 성경 구절들

서로 다른 가치관을 바탕으로 각자의 의견을 피력하는 정치 토론에는 종종 종교적 신념으로 무장한 이들이 등장한다. 물론 대부분의 종교인들은 그 종교와 관계없이 이성적으로 대화에 임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어딜가든 극단적인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대표적인 무신론자 리처드 도킨스에 따르면, 이러한 신자들은 ‘무조건적인 믿음’이라는 종교적 도그마로부터 비롯된 주장을 펼치기에 그들 주장은 대개 객관성과 합리성이 떨어지고 설득력이 부족하다. 무조건 우기고 본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유형의 극단적인 종교 신자들과 대화할 때 부당함을 느끼곤 한다. 그들은 그들만의 가치관을 타인에게 강요할 뿐, 이에 대한 논리적인 비판은 일절 수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주장의 비논리성을 지적하며 반박하면, “신의 말씀은 감히 인간이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진부한 대답으로 우리들로 하여금 대화의 의지 자체를 잃게 만들어 버린다. 도킨스는 신자들의 이러한 태도를 거만하다(arrogant)고 표현했다.

종교적 신념은 종종 논리적 사고를 배척한다.

종교적 신념은 종종 논리적 사고를 배척한다. <이미지 출처: 조이라이드>

다양한 종교 집단이 존재하지만, 그 중 유독 강력한 힘을 행사하는 것은 기독교다. 미국의 경우 거대 기독교 단체가 국회에 로비를 하고, 그 영향력을 이용하여 종교적 가치에 뿌리를 둔 법률을 위해 헌법 소원을 내기도 한다. 이와 비교했을 때, 한국 기독교 단체는 미국 기독교 단체에 비해 그 규모와 영향력이 적어 보인다. 그러나 개인의 차원에서는 종종 더욱 심각한 독선을 보여준다.

이슬람 배경의 다문화 가정 수 증가를 고려하여 무슬림 아동들을 위한 학교를 짓는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수많은 한국 기독교인들이 결사반대를 외쳤다. 무슬림을 전부 테러리스트라 매도하며, 이러한 학교를 짓게 되면 우리나라에 테러리스트가 득실대게 될 것이라는 몰상식하기 짝이 없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성소수자 인권 신장을 위해 개최된 게이 퍼레이드에서는 참가자들을 향해 돌을 던지는 기독교 신자도 있었다. 타 종교의 문화재에 낙서 등을 남겨 악의적으로 훼손한 어느 기독교 신자의 소식은, 행여 문화선진국의 국민들이 이 촌극을 듣게 될까 두렵게 만들 정도로 부끄러운 것이었다.

석가모니상이 십자가 낙서로 훼손되었다.

석가모니상이 십자가 낙서로 훼손되었다. <이미지 출처: 동국대학교>

모든 기독교도가 이토록 편협한 사고에 빠져있는 것은 아니다. 이는 ‘일부’ 극단적 기독교 원리주의자들이 저지르는 만행일 뿐이다. 그러나 그들이 이 만행에 너무나 당당하다는 사실은 우리를 불편하게 한다. 누군가가 그들의 끔찍한 행동을 비판할 때마다, 그들은 성경을 그들의 방패막이로 사용한다. 논리는 단순하다. “이것은 내 가치판단이 아니라, 신의 말씀이다.” 성경에 쓰여 있는 대로 행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논리와 마주한 당신이 써먹을 수 있는 성경 구절들을 모아봤다.

 

안식일(Sabbath)에 일하는 이는 죽임을 당해야 한다. [출애굽기 35장 2절]

믿는 자는 무슨 독을 마실지라도 해를 입지 않는다. [마가복음 16장 18절]

돼지는 되새김질을 하지 않으니 부정하므로 먹지 말라. [레위기 11장 7절, 신명기 14장 8절]

간통하는 자들은 돌로 쳐죽여야 한다. [레위기 20장 10절]

이복 형제, 동복 형제 가릴 것 없이 너희 어느 형제나, 아들이나 딸이나, 너희 품에 안긴 아내나 너희가 목숨처럼 아끼는 벗들 가운데서 누군가가 너희와 너희 조상이 일찍이 알지 못한 다른 신들을 섬기러 가자고 가만히 꾀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 그런 사람을 애처롭게 보지도 말고 가엾게 생각하지도 말라. 감싸 줄 생각도 하지 말고 반드시 죽여야 한다 죽일 때에는 네가 맨 먼저 쳐야 한다. 그러면 온 백성이 뒤따라 칠 것이다. 돌로 쳐죽여라. [신명기 13장 7~11절]

계집아이를 낳았을 경우에는 두 주간을 월경하는 동안 부정하듯이 부정한다. 그리고 피로 더러워진 몸이 깨끗하게 되기까지 육십 육일간 집에 있어야 한다.[레위기 12장 5절 / 공동번역판]

여자는 교회에서 잠잠하라 그들에게는 말하는 것을 허락함이 없나니 율법에 이른 것 같이 오직 복종할 것이오. [고린도전서 14:34]

아이들 가운데서도 사내 녀석들은 당장 죽여라. 남자를 안 일이 있는 여자도 다 죽여라. 다만 남자를 안 일이 없는 처녀들은 너희를 위하여 살려두어라. [민수기 31장]

그 일이 참되어 그 처녀에게 처녀인 표적이 없거든, 처녀를 그 아비 집 문에서 끌어내고 그 성읍 사람들이 그를 돌로쳐 죽일지니 이는 그가 그 아비 집에서 창기의 행동을 하여 이스라엘 중에서 악을 행하였음이라 너는 이와 같이 하여 너의 중에 악을 제할지니라. [신명기 22장 20~21절]

내 (하나님) 백성은 제비 뽑아서 소년들은 화대로 팔아먹고 소녀들은 술값으로 팔아먹었다. [요엘서 4장 3절]

화대로 번 돈은 쌓아두거나 저축하지 아니하고 야훼께 드려 거룩한 돈이 되리라. [이사야서 23장 18절]

천국을 위하여 스스로 된 고자도 있도다. [마태복음 19장 12절]

하나님을 배반하였으므로 형벌을 당하여 칼에 엎드러질 것이요 그 어린 아이는 부숴뜨리우며 그 아이 밴 여인은 배가 갈리우리라. [호세아 13장 16절]

잡아죽이려고 달려드는 외적에게 포위되어 아들 딸들을 잡아먹다 못하여 나중에는 저희끼리 잡아먹게 되리라. [예레미야 19장 9절]

스스로 죽은 것은 먹지 말 것이니 그것을 성중에 우거하는 객에게 주어 먹게 하거나 이방인에게 팔아도 가하니라. [신명기 14장 21절]

남자나 여자가 신접하거나 박수가 되거든 반드시 죽일지니 곧 돌로 그를 치라 그 피가 자기에게로 돌아가리라. [레위기 20장 27절]

지금 가서 아말렉을 쳐서 그들의 모든 소유를 남기지 말고 진멸하되, 남녀와 소아와, 젓먹는 아이와 우양과 약대와, 나귀를 죽이라 하셨나이다. [사무엘상 15장 3절]

이렇듯 성경에 쓰여있는 “신의 말씀”에는 끔찍한 것들이 많다. 그 중 일부만 발췌했음에도 이 정도다. 만일 요즘 시대에 출애굽기, 레위기, 신명기, 열왕기 상•하, 사무엘 상•하 등에 나오는 명령들을 “신의 말씀”이라며 몸소 실천하려는 이가 있다면, 하루 빨리 정신병원으로 달려가 사이코패스와 관련하여 정신 감정을 받아보기를 권한다.

성경에 쓰여있다며 다른 종교를 공격하고, 성 소수자의 인격을 모독하는 등의 행위를 일삼는 이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실로 안타까움을 금하기 어렵다. 성경에 동성애를 직접적으로 금지하는 구절은 딱 두 번 등장한다. 반면 새우를 먹지 말라고 언급한 구절은 여덟 번이나 된다. 성경은 돼지고기는 먹지 말라고 여러 번 강조하면서, 믿음이 있으면 독을 마셔도 해를 입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안식일에 일하는 사람을 죽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노예 거래를 부추기기도 하며, 농부가 농장에 이모작을 할 경우 돌로 쳐죽이겠다고 협박하기도 한다. 성경 운운하며 타인을 공격하기 전에, 성경에 오늘날 보면 어이없는 구절들이 얼마나 많은지 살펴보고, 이를 개인의 가치판단 없이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 실천하는 것이 얼마나 터무니 없는 짓인지 생각해보기를 바란다.

성경이 강조하는 것은 증오와 차별의 실천이 아니라 사랑과 평화의 실천이다. 그리고 그것은 모든 종교의 기본이다. 종교의 이름으로 개인의 독선을 정당화하기 시작할 때, 비극이 일어난다. 고대 로마의 기독교 박해, 중세의 마녀 사냥과 십자군 전쟁, 근대 2차 대전의 유대인 학살, 그리고 오늘날 보스니아와 같은 곳에서 일어나는 민족 대학살. 역사 속 끔찍한 사건들에서 종교는 그 구실이 되곤 했다.

세상 모든 것에 양면성이 있듯, 종교도 마찬가지다. 밝은 면과 어두운 면 중 어느 쪽을 더 잘 드러내게 하느냐는 개인에게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