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는 왜 망했을까?

그리스는 왜 망했을까?

그리스 사태와 우리들의 일그러진 진영논리

그리스 국민투표에서 트로이카(*그리스 채권단인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EC와 유럽중앙은행 ECB, 국제통화기금 IMF)의 제안을 거부한다는 반대측이 60% 이상의 지지를 받아 승리하였다. 우회전 하든, 좌회전 하든 어차피 벼랑길이고 고난의 행군이다. 한식에 죽으나 청명에 죽으나다. 그래서 그리스가 이후 어느 길을 택하든 관심이 없다. 왜 망했을까? 그것이 궁금할 뿐이다.

하기사 한국을 대표한다는 언론에서 전문가라는 사람을 외국인들이 많다는 휴양도시에 보내 놓고, “사람들이 ATM 앞에 줄도 서지 않는 것을 보니 망한 것 같지도 않은데요” 하는 막걸리성 기사를 원인분석이라고 대서특필하는 세상에, 기득권 입장에서는 “왜 망했는지 난 모르겠고…” 하는 것이 세상을 사는 지혜일 수도 있다.

신들의 나라, 그리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걸까?

그리스 국민투표는 채권국을 대변하는 트로이카가 그리스 정부에게 한 제안을 수용할 것인지 아니면 거부할 것인지에 대한 국민 의견을 묻는 선거였다. 7월 5일에 발표된 결과에 의하면, 60% 이상의 반대로 채권단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하였다. 아니 그리스는 엄연한 주권 국가로 알고 있는 데, 왜 트로이카이든 뭐든 외부세력이 그리스 정부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는 거지?

일단 채권국들은 그리스 정부에게 돈을 빌려준 나라들이기 때문에 너희들 빚을 갚으려면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조언할 수는 있다. 그런데 사실상 그게 다가 아니다. 아무리 돈을 빌린 채무자라 하더라도 채권자의 조언 따위를 귀담아 들을 이유는 없다. 그냥 배째라 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문제는 그리스는 그렇게 할수도 없는 처지라는 데 있다. 망하지 않으려면 돈을 더 빌려야 하기 때문이다.

다음은 7월 6일자 서울경제에 실린 기사(링크)를 인용한 내용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15년 10월부터 1년 동안 그리스는 293억 유로(약 36조5000억원)가 더 부족하다. 이 돈을 어디선가 빌려야 국가파산을 막을 수 있다. 문제는 이 돈만 빌린다고 해결되지도 않는다는 사실이다. 내년 10월 이후 226억 유로를 또 빌려야 한다. 2018년 말까지 3년 동안 519억 유로(약 64조6200억원)가 부족하고 이를 더 빌려야 한다. 누가 빌려줄까?

앞으로 필요한 돈 519억 유로 말고 그리스는 이미 2,460억 유로,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대략 300조원이 넘는 채무가 있다. 그리스 일년 예산은 대략 100조 정도 된다. 국민들한테 세금을 걷어서 한푼도 쓰지 않고 그대로 갚는 생활을 3년 동안 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리스의 국가부채는 국내총생산 즉 GDP 대비 175%, 일인당 GDP는 2만불을 조금 넘는 정도, 인구는 1,100만이다(그리스의 전반적 경제 상황 참조 (링크)). 물론 지금 그리스 경제가 롤러코스트를 타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모든 수치가 급변하고 있다. 그래서 세세한 수치는 보는 자료의 성격과 작성된 시점에 따라 조금씩, 때로는 아주 많이 달라진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IMF와 독일 등 채권자들을 대변하는 트로이카 입장에서는 이미 빌려간 돈만 그리스의 1년 예산의 세배인 3백조인데, 64조를 더 빌려줘야 할 입장이니, 빌려간 돈과 빌려갈 돈을 어떻게 갚을 계획인지를 밝히라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라도 자신들의 제안을 따르라는 것이다.

트로이카가 제안하는 것은?

트로이카가 제안한 것이 도대체 무엇이길래 그리스 정부가 국민투표까지 하면서 거부 의사를 표명하는 것일까? 트로이카는 그리스가 자신들에게 빌려 간 돈을 제대로 갚기를 원한다. 당연히 그리스 정부에 돈을 아껴 쓸 것을 요구한다. 세금은 더 걷고 정부지출은 줄여, 돈을 모으고 이 돈으로 빌린 돈을 갚으라는 것이 트로이카의 일관된 입장이다. 당연히 긴축재정을 요구한다.

그런데 이 긴축재정을 달성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요구하는 사항을 보면 사실 당혹스럽다. 핵심적인 요구사항이 공무원 수를 줄이고 이들에 대한 연금과 국민연금으로 지불되는 비용을 줄이라는 것이다. 아니 국내총생산의 1.75배, 일년 국가 예산의 3배 이상을 빚진 나라한테 이를 갚기 위해 공무원 수를 줄이고 연금 지출을 줄이라는 것이 핵심 요구사항이라는 것이 가당키나 한가?

그래서 그 많은 빚을 언제 다 갚을까? 1997년 외환위기를 겪는 우리에게 IMF가 요구한 것에 비하면 택도 없어 보인다. 우리처럼 알짜 기업도 팔고 민간도 포함하는 범국가적 차원의 과감한 구조조정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 트로이카가 혹시 빌려 준 돈을 떼일까봐 잠시 이성을 상실한 것이 아닐까?

복지 때문에 망한 것이 아니라고?

그리스 사태에 대한 그 나라 정치인들과 국민들의 반응은 그렇다 치고, 희한한 일이 지구 반대편 이 한반도 남쪽에서 벌어지고 있다. 한국의 녹색당이라는 단체가 성명서를 발표하였는 데, 그 제목만 봐도 주장하는 바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그리스 ‘쩐의 전쟁은 트로이카/독일의 책임이다 (링크). “한국 녹색당은 그리스의 저항과 시리자의 사투를 지지합니다”가 부제로 달려 있다.

아니, 돈을 빌려다가 쓰고 안 갚은 것은 그리스인데, 왜 쩐의 전쟁 운운하며 돈을 빌려 준 국가들을 비판하면서, 돈 못갚겠다고 하는 그리스를 지지한다고 하지? (와우! 이런 사람들한테 돈 빌리면 정말 좋겠다. 내가 못갚겠다 배 째라 하면. “빌려준 제가 잘못한 것인데요 뭘…” 하지 않을까?)

일단 그것은 그렇다 치고, 왜 한국에 있는 사람들이 저 멀리 그리스 사람들까지 응원한다고 나서지? 한국에는 더 이상 응원하거나 도와줄 사람이 없어서 이제는 국제적으로 활동하시기로 하셨나? 이어지는 글이 이 궁금증을 해결해 준다.

한국 내에서는 그리스가 복지를 하다가 망했다는 악의적인 왜곡이 판치고 있다. 하지만 그리스의 1인당 국민소득 대비 정부 복지지출 비중은 유로존 꼴찌인 21.3%다. 한 가지 더 기억하자. 그리스의 노동시간은 유럽 1위다. 2013년 OECD 통계에 따르면 독일인이 연간 1,388시간을 일했지만 그리스인은 2,037시간을 일했다. 그나마 멕시코, 한국보다는 짧을 뿐이다.

이제 이 분들이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었는지를 알겠다. 한국의 무식한 보수꼴통들이 “복지 때문에 그리스가 망했다, 우리도 복지하면 망한다”고 어리석은 백성들을 혹세무민할까 두려워 하는 것이다. 이런 두려움을 가진 사람들이 녹색당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런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그 근거로 드는 것이 위의 복지비 비중과 노동시간이다.

KBS 박종훈 기자의 대담한 경제(링크)에도 같은 내용이 실려 있고 이에 대한 부연 설명도 있다.

그리스인들이 58세에 조기 은퇴를 하고 놀러 다닌다는 신화(神話)도 일부 언론들에 의해 과장된 얘기다. 58세에 조기 은퇴를 신청하는 제도가 있기는 하지만 노후 준비가 잘 되어 있는 일부 부유층과 공무원들이 선택하는 제도일 뿐, 가난에 허덕이는 대다수의 그리스 국민들에게는 실로 꿈같은 얘기다. 실제로 OECD 자료를 보면 2009년 당시 그리스의 평균 은퇴연령은 62.4세로, 독일의 62.1세보다 더 오래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녹색당과 달리 박종훈 기자의 분석은 그리스 위기의 본질을 건드리고 있다. 그러나 핵심으로 나아가지 않고 살짝 옆길로 새다가 삼천포로 빠진다. 먼저 복지 때문에 망한 것인지 아닌지를 살펴보자. 아래는 독일에서 공부한 강정수박사가 슬로우뉴스에 올린 글(링크)이다.

OECD는 2012년 기준 그리스의 연금 지불액이 국내총생산의 13% 규모라고 밝히고 있다. 비교하자면 OECD 평균은 7.8% 다. 한국은 2012년 기준 2.1%다.

따라서 그리스가 복지 때문에 망했다는 주장도 지나치다는 점을 인정해도, 과도한 복지가 악영향을 준 것은 분명하다. 연금지불액이 국내총생산 즉 GDP의 13%라면, 국가 예산이 GDP의 절반인 그리스에서는 연금에만 국가 예산의 25%가 쓰인다는 의미다.

그러나 “복지 때문에 그리스가 망했다”는 주장의 취지에는 동의하면서도, 이로 몰아가는 주장에 반대하는 것은 이러다가 그리스 위기의 진짜 범인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종훈 기자가 옆길로 새었다는 것도 이러한 의미에서다. 그렇다면 그리스를 망하게 한 진짜 나쁜놈들, 즉 진범은 누구인가?

공무원 기득권과 이에 야합한 정치권

위에 인용한 강정수 박사에 의하면 2010년 이전까지는 공무원이 몇명인지에 대한 제대로 된 공식적인 통계도 없었다. 2010년 처음으로 집계한 공식 발표에 의하면 대략 77만명이다. 최근에는 85만명, 공식적 통계에는 잡히지 않지만 정치권 낙하산으로 비정규직 공무원으로 일하는 사람까지 합치면 110만명이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일단 계산의 편의를 위해 1백만명이라고 하고 논의를 시작해보자. 그리스 전체 인구는 1,100만 명 정도다. 15세에서 65세까지 생산가능인구는 대략 5백만명을 조금 넘는다. 실업율 25%을 넣고 추정하면 취업자는 375만명이다. 이 추정치는 OECD가 집계하여 발표하는 수치와 거의 일치한다.

375만 근로자 중 1백만명이 공무원이라면 대략 넷 중 하나가 공무원인 셈이다. 다섯 중 한명이다, 세명 중 한명이다 다양한 추정치가 제시되고 있지만 대략 이 중간 어디께라는 것에는 다들 동의한다. 이러한 차이는 일단 최근의 급격한 실업율 증가가 그 원인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공무원 숫자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강박사가 밝힌 77만명은 정부의 공식 통계인데, 이후 그 숫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그 원인은 강박사의 글을 참조하면 알 수 있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지방정부까지 각급 단위에서 정부의 무슨 무슨 위원회가 수백개에 달하고 여기에 정규직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보수가 낮지는 않은 무슨 무슨 위원들이 차고 넘친다. 정치권이 선거때 자기들을 도운 사람들에 대한 보답 차원에서 낙하산으로 내려 보낸 사람들인데, 공무원 인건비가 아니라 사업비 또는 정책개발비로 책정되어 있어 파악이 쉽지 않다.

우리나라 5천만 인구에 공무원 1백만 명이다. 인구 수에서는 우리의 1/5에 불과한 나라가 공무원 수에서는 우리와 대동소이하다. 이들의 월급과 연금 혜택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전체 취업자 375만명 중 100만명이 공무원이면, 나머지 275만명이 이들을 부양하는 것이다. 그래서 세명이 일해서 한명을 부양하는 국가가 된 것인데, 실제로 월급 차이까지 감안하면 두명이 벌어서 공무원 한명을 먹여 살린다는 말까지 나오게 된 것이다. 이런 나라가 제대로 돌아갈 수 있을까?

공무원 때문에 나라가 망한게 아니라고?

공무원 숫자가 아무리 많다고 그들의 월급과 연금 때문에 나라가 망하냐고? 공무원 월급이 전체 국가재정의 45%, GDP의 23%에 달한다. 이것만으로도 국가예산의 10%, GDP의 2% 남짓인 우리로서는 상상하지도 못할 규모다. 6월 18일자 연합뉴스 기사(링크)에 나온 치프라스의 발언이다.

치프라스는 독일 납세자들이 그리스인들의 임금, 연금, 공무원 등 특수직연금(이하 공무원 연금) 부담을 지고 있다는, 만연한 신화는 거짓말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임금, 연금, 공무원연금 지급 총액이 그리스 정부 예산의 우선지출 계정에서 75%를 차지한다는 계산은 잘못됐다며 국제채권단의 논거를 공박하면서 실상은 연금과 공무원연금이 30%를 점할뿐 임금 지출 계정은 별도라고 설명했다.

치프라스가 공무원 임금, 공무원 연금, 그리고 국민 연금, 이 세 가지가 그리스 재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5%라는 사실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이 모두가 우선지출 계정에 속해 있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연금과 공무원 연금은 여기에 있지만 국가재정의 40%에 달하는 공무원 연금은 우선지출 계정이 아니라 일반계정에 있다는 것을 부연 설명한 것이다.

공무원의 월급 비중이 왜 이렇게 높냐고? 두세명이 벌어서 한명의 공무원을 먹여 살려야 하는 국가다. 그것도 공무원은 고임금이고 먹여 살리는 나머지는 중하층 이하의 비정규직들이 다수다. 이들이 복지 혜택은 별로고 임금은 낮아서 장시간 노동해야 하는 주역들이다. 이들이 “그리스가 복지 때문에 망한 것이 아니다”는 앞의 주장을 본의아니게 뒷받침 해주는 사람들이다.

75%의 국가 재정을 여기에 쓰면 다른 것은 어떻게 하느냐는 분들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국방비다. 그리스가 유럽에서 국방비를 많이 쓰는 나라에 속하긴 하지만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 내외다. 위기 전에도 7%를 넘지 않았다. 물론 여기에도 공무원 월급이 포함되어 있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공무원은 월급말고도 별도의 연금계정이 운영된다. 이 혜택이 일반적인 독일 국민보다 훨씬 높다는 것이고, 그래서 메르켈 총리가 독일 국민들을 설득하기 어렵다는 말들이 나온다. 독일인 입장에서는 나는 열심히 일하고 연금도 적은 데, 나한테 돈을 빌려간 그리스 공무원들이 나보다 일도 하지 않으면서 더 두둑한 연금혜택을 즐긴다면 누가 좋아하겠는가? 그러고 나서 빌린 돈을 다 갚을 수 없으니 깎아 달라는 것이다. 안 들어주면 아예 안 갚을수도 있다는 협박까지 곁들인다.

그래서 “그리스 국민들 복지혜택이 독일보다 좋은 것은 아닌데요” 하는 사람들은 헛다리를 긁고 있는 것이다. 국민 전체적인 평균적 복지도 나쁘지는 않지만, 이는 공무원들이 누리는 혜택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다. 독일 국민들의 돈을 빌려가서 탕진한 탕아는 그래서 전체 그리스 국민들이 아니다. 그리스 공무원들이다. 물론 국민연금 혜택을 받는 그리스 국민들 중 그 덕을 본 사람들도 있지만, 그들이 주범은 아니라는 것이다.

정치권, 여기서는 그리스 민주화 이후 집권한 사회민주주의자들이 표를 얻기 위해 공무원들에게 월급과 연금 양 측면에서 어마어마한 혜택을 주었고(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퍼주기다), 명색이 사민주의자인데 공무원들만 챙기기는 뭣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국민들에게 일부 콩고물을 나누어 준 정도다. 그래서 여전히 주범은 공무원 월금과 연금이고, 국민연금은 그 하수인 정도라고 하는 게 맞다.

앞에서 박종훈 기자가 옆길로 새었다는 것은 이 뜻이다. “복지 때문에 망한게 아닙니다” 했으면 그 다음으로 나아가야 한다. “공무원들 때문에 망했습니다. 이들의 월급과 연금으로 재정은 파탄났고, 이들이 부패하여 세금은 제대로 걷지도 않았습니다” 하는 것이 정답이다. “그래서 지하경제가 전체의 25%에 달하고 세금은 매우 낮고 그나마 잘 걷지도 않습니다.” 이것이 제대로 된 논리전개다. 애매한 수영장 탓할 것이 아니라…

이 이상한 나라 그리스가 버텨온 뒷 얘기

국가재정의 50% 이상을 공무원 월급과 연금에 쓰는 나라가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까? 없다. 그러나 일정 시점까지 버티는 것은 가능하다. 첫째 엄청난 빈익부 부익부로 버틴다. 그리스의 일인당 GDP는 2만불 수준으로 우리와 큰 차이가 없다. 취업자 서너명 중의 한명이 공무원인 나라, 이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월급과 임금, 거기다 부정부패로 생기는 부수입까지 감안하면 상당히 여유로운 생활을 하였음이 분명하다.

그 반대편에 중위소득자의 소득 절반에도 못미치는 생계비로 살아가는 빈곤층이 있다. 그 비율이 30%다. “그리스가 복지로 망한게 아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착각은 여기에 기인한다. 이들 빈곤층은 복지혜택의 사각지대에 존재하고, 임금도 낮고, 당연히 노동시간도 길 것이다. 이들이 이와 관련한 전체 평균을 엄청 떨어뜨린 것이다.

왜 이런 공무원 천국이 되었느냐고? 정치권과 공무원 기득권의 야합 때문이다. 공무원 숫자만 대략 1백만 명, 직계가족만 합쳐도 2-3백만이 넘는 유권자가 공무원 표인 나라에서 누가 감히 이들에게 대항하겠는가? 그리스 정치권은 “누가 누가 공무원에게 더 잘하나? 경쟁을 해 온것이다.

사회적 지위도 평균이상이고 월급과 복지 수준도 높은 공무원 기득권이 숫자도 많아지면 그 정치적 영향력은 어마어마 해진다. 그 살아 있는 증거가 그리스다.

여당이 “공무원의 열세번째 월급, 한달치를 보너스로 드리겠습니다.” 하면
야당은 “그것 받고 공무원이 죽어도 자식들이 연금을 받게 하겠습니다” 한다.

그래서 퍼주기하는 국가에서 결국에는 모두가 행복해졌냐고?
빈곤층 30%, 실업율 25%, 청년실업 50%의 행복한 나라가 되었다.
조금만 더하면 청년들은 누구도 일 안하고 살 수 있는 실업율 100%의
유토피아가 열릴 것도 같다.

망한 그리스가 아직 살아 있는 한국에 주는 교훈

보수 언론들이 주장하듯, 그리스는 복지 때문에 망한 것이 아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정확한 표현도 아니다. 공무원 기득권 때문에 망한 것이다. 공무원들의 높은 임금과 복지혜택을 채워주다가 재정이 파탄 난 것이고, 전국민적 복지는 그 떡고물 정도라고 보는 것이 맞다. 떡고물 치고는 큰 떡고물이지만 이를 주범이라고 할 수는 없다.

이 점에서 한국의 경우는 그리스에 비하면 양반이다. 공무원이 차지하는 전체적인 비중이 그리스에 비해서는 택도 없이 적다. 실상 우리가 두려워 해야 하는 것은 공무원 조직의 이익집단화다. 전국공무원 노조와 연대하고 있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에 속한 대기업과 공기업 노조들까지 포함하면 한국 좌파기득권의 정치적 영향력은 이미 겨룰 자가 없을 정도다.

숫자로는 5만명에 불과하지만, 전국적으로 잘 조직화된 약사들이나 어린이집 원장들도 두려워 하는 것이 한국의 정치권이다. 전국공무원 1백만명,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조합원만 대충 합쳐도 2백만명이 넘는다. 이들의 직계가족만 포함해도 이미 정치적 영향력이 어마어마하게 성장하였다.

이들 좌파기득권 세력이 자신들의 경제적 이해관계만 대변하겠다고 작정하고, 이를 통해 정치권에 영향을 행사하겠다고 나서는 상황에서 이들과 맞서 싸워 보겠다는 배짱이 있는 정치세력이 한국에 있을까?

공무원 연금도 연금이지만, 이들이 걸고 들어 온 국민연금 개혁안이 국가 재정과 2030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파멸적이다.
공무원노조의 주장에 일방적으로 끌려가는 진보진영과 여야 정치권의 행태,
이들의 표만을 의식하는 표퓰리즘처럼 나라의 미래를 망치는 것은 없다.
우연인가? 우리의 청년실업율도 50%에 근접하고 있다.

 

에필로그

‘유로존 어쩌구 저쩌구’ 하는 주장은 다룰 값어치 조차 없다고 생각하여 생략했다. 원래는 금리가 11%였던 국가가 유로 가입 이후 3%로 내려가 빚이 급증하고 인플레이션이 생기고 집값도 오르고…. 등등의 하소연이 주장하는 요지인데,

유로 가입으로 국가신인도가 상승하고 그래서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려온 것이 문제인가? 그 자체만 보면 경제에 유리하게 작용할 소지가 더 큰 호재지 악재는 아니다. 이를 가져다가 생산적인 일, 또는 서민 복지에 쓰지 않고, 그나마 먹고 살만한 공무원 기득권 세력의 돈 잔치에 쓴 것이 문제 아닌가?

못 갚을 놈한테 빌려 준 놈도 바보 아니야? 강박사의 글과 그가 인용한 사이트만 들어가도 유로존에 가입하기 위해 그리스가 행한 창조적인 분식회계에 대한 설명이 상세하게 정리되어 있다. 정부 통계까지 조작하며 속이려고 작정한 놈에게 속았다고 너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뭐지?

물론 유로존에 가입한 이후, 특히 빼도 박도 못하는 현상황에서 보면, 단일통화를 사용하는 유로존에 가입되어 있다는 사실이 현실 탈출의 비상구를 막고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 그러나 이는 이후의 문제지, 그리스가 망한 이유하고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