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은 정부실패를 부른다

 

2016년 최저임금 인상이 부를 폐해를 걱정하는 여론이 높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그나마 어렵게 얻을 수 있는 일자리마저 찾을 수 없게 되고 새로운 일자리가 나오질 않는 활기잃은 경제로 추락할 것이기 때문이다. 최저임금 인상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최저임금을 통해 생활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임금의 결정은 생활비의 문제와 별개로 고려되어야 할 사안이며, 정부의 인위적 가격설정은 오히려 민간경제를 위축시키는 정부실패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머니위크 최저임금

ⓒ 머니위크

 

최저임금 인상에 비례하는 실업

최저임금제와 같은 가격하한제를 실시하는 목적은 공급자를 보호하기 위함이지만, 결론적으로 공급자의 삶의 질이 전보다 향상되기는 어렵다. 높아진 가격에 따라 수요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일자리를 유지하는 사람들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게 된다. 실례로 국내 아파트 경비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을 확대한 이후, 2008년에서 2014년 사이 4만여 명의 경비원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올해 처음으로 최저임금제를 도입한 독일의 16개 연방주에서는 미니잡(minijob; 독일에서 아르바이트를 이르는 용어)이 평균 3.5% 감소했다.

일반적으로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은 단순·보조업무를 수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상대적으로 생산성이 낮은 업무는 쉽게 대체가능하다. 인상된 최저임금은 고용주의 부담을 가중했고, 이로 인해 미숙련자·미경험자들이 시장에서 퇴출당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최저임금이 노동시장의 진입장벽으로 작용한 것이다.

sbs 경비원 분신 보도

최저임금 상승은 ‘경비원 대량 해고’와 같은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미지 출처: SBS 뉴스>

더구나 최저임금제는 노동 수요자인 기업, 특히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에게 상당히 불리하게 작용한다. 근래 시행된 설문조사에서 최저임금을 부담할 능력이 되지 않는다고 답변한 사업자의 비율도 상당하다. 가뜩이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여파로 내수가 부진하고 수출이 연속으로 감소한 상황이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중소기업 현실을 감안해 최저임금 인상을 자제해야 한다”며 “최저임금을 올리기보다 먼저 최저임금 준수율을 높일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급여를 받는 근로자 비율이 2013년 기준 11.4%에 달했다.

 

최저임금제는 생활비 보장의 방패가 아냐

노동계가 최저임금상승에 환호하는 이유는 그에 따른 결과가 이전보다 윤택한 삶을 가져다줄 것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막연한 기대일 뿐이다. 최저임금의 상승으로 소득은 증가할 수 있지만 소비와 직결되는 가처분소득은 제자리이거나 감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제도시행의 결과가 증세로 이어지는 탓이다.

바스티아에 따르면 자유의 침해를 막는 것이 법이 가진 역할의 전부다. 만약 법으로 누군가를 보호하려 한다면 이른바 ‘법의 약탈’이 불가피하다. 특정계층의 혜택을 보장해주기 위해서 다른 계층의 혜택을 빼앗아야하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그대로 유지한 채 특정 누군가의 효용만 증가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최저임금제도 마찬가지다. 표면적으로는 힘없는 자의 권리보호를 내세우지만 제도의 최종적인 수혜자는 소수의 힘 있는 정규직 노조원들이며, 그들이 이면에 감춘 목적은 최저임금 인상에 뒤따른 자신들의 전반적인 임금수준의 향상이다.

최저임금 1만원 여성신문

ⓒ 여성신문

결국 최저임금제는 ‘법’이라는 미명하에 특정계층의 이익을 보장해주는 약탈에 불과하다. 정부는 일자리를 빼앗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원성을 잠재우기 위해 복지예산을 늘리게 되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간다. 약탈이 또 다른 약탈을 낳는 꼴이다.

 

정부실패를 경계해야 할 때

최저임금은 소비자물가, 노동생산성에 비해 높게 상승해왔다. 2001년부터 2014년의 최저임금상승률이 연평균 8.8%인 반면 소비자물가상승률, 노동생산성증가율은 각각 연평균 2.9%, 1.8%였다. 특히 2009년과 2012년에는 노동생산성이 각각 2.3%, 2.6%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최저임금은 각각 6.1%, 6.0%씩 상승했다.

한국경총

ⓒ 한국경총

이러한 추세가 계속될 경우 우리 경제는 악순환의 굴레에 빠질 위험이 크다. 과도하게 인상된 임금은 자영업자와 중소규모사업자의 임금지급을 어렵게 한다. 이에 따라 일자리가 감소하고, 비경력자에게 진입장벽이 형성된다. 노동시장에서 밀려난 사람들에 대한 정부지출이 발생하고 이를 위한 증세는 민간의 가처분소득을 감소시킨다. 가처분소득 감소로 인한 소비 및 투자의 위축은 경제침체의 방아쇠역할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련의 과정을 거친 정부실패는 또다시 실업률의 증가로 이어지고 침체의 골은 깊어만 갈 것이다.

임금의 결정은 경제적인 논리를 통해서만 이루어져야하는 것이다. 생활비 보장의 명목을 앞세워 자연스러운 가격결정에 제동 거는 것은 잘못됐다. 생활비는 가격결정이 아닌 이후의 복지를 논의하는 단계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이를 간과한 채 사용자와 고용자의 자발적 계약에 개입한다면 노동시장의 고용위축은 물론, 정부실패로 인한 우리경제의 경제침체는 불가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