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예찬의 리스펙터뷰] 클라세 스튜디오 이준석 대표

리스펙터뷰(respecterview) : 리스펙트(respect)와 인터뷰(interview)의 합성어. 보수와 진보 모두를 존중하겠다는 각오를 담은 자유주의식 인터뷰를 뜻한다.

 

 

젊은 보수. 익숙하면서도 어색하게 느껴지는 말이다. 젊다는 말과 보수라는 말은 언뜻 어울리지 않는 조합으로 보인다. 그러나 ‘젊음’과 ‘보수’는 결코 상충되는 말이 아니다.

 

보수가 무엇인가. 보수는 세상의 진보와 변화를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변화의 방향을 신중하게 살피고,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 보수의 가치일 따름이다.

특히 요즘 들어 감정적인 정치 구호에 휘둘리지 않고, 합리적인 보수를 자처하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진보가 아니면 철저하게 소외당했던 SNS에서도 보수임을 당당히 밝히며 반 진보 정서를 드러내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청년들의 정치 참여가 시대적 과제로 부상하고 있고, SNS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는 상황에서 과연 젊은 보수란 무엇인지 돌아볼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이 사람을 꼭 만나야 할 것 같았다.

 

27세의 젊은 나이에 새누리당의 비대위원으로 혜성처럼 정계에 등장한 청년.

젊은 보수의 대명사로 불리는 바로 그 사람, 이준석.

 

다른 청년 정치인들은 대학교 총학 활동이나 노동 운동 등 비교적 단조롭고 뻔한 이력을 가진 반면, 이준석은 기업, 방송, 교육, 정치 등을 종횡무진하며 신선한 색깔로 대중들에게 자신을 어필하고 있다.

 

<자유주의>가 이준석을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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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예찬(자유주의 디렉터, 이하 Q) : 안녕하세요. 합리적인 우파 매체를 지향하는 <자유주의>의 디렉터 장예찬입니다. 혹시 저희의 활동을 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이준석(클라세 스튜디오 대표, 이하 A) : 페이스 북에 뜨는 카드 뉴스로 접한 적이 있습니다.

 

Q : <자유주의>가 합리적인 우파, 젊은 보수를 대변하는 매체인 만큼 청년 보수의 상징인 이준석 대표님을 뵙고 인간 이준석과 정치인 이준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A : 청년 보수의 상징이라니 조금 부담스럽지만…(웃음). 그럼.

 

이준석 (11 of 15)

 

 

– 벤처 기업가, 방송인, 그리고 인간 이준석 –

 

 

Q : 먼저 인간 이준석이 궁금한데요. 대표님은 현재 방송인, 기업가, 정치인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만약 누군가가 “직업이 뭔가요?”라고 묻는다면 어떻게 본인을 소개하고 싶으세요?

 

A : 사람들이 제가 배나사로 교육 봉사를 하거나 방송 출연 등을 하는 걸 보고 “하나라도 제대로 하는 게 있나?”라고 의심을 하거든요.

하지만 방송은 시간 당 단가가 높은 것이지 절대 시간 투자를 많이 하지는 않아요.

사실 방송이 제 삶에 차지하는 영역은 10%도 안 될 것 같아요.

만약 들어오는 출연 섭외를 다 받았다면 일주일 내내 TV에 나올 수 있었을 걸요. 그랬으면 황태순 씨보다 방송에 많이 나왔을 거예요, 아마.(웃음)

월요일 하루에 방송을 몰아서 촬영하고 있고, 주말에는 배나사에서 교육 봉사 활동을 합니다.

나머지 시간은 전부 회사 일에 투자하고 있어요.

대부분의 시간을 선정릉 역에 있는 회사 사무실에서 보내고 있고, 그 일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Q : 운영하고 계신 벤처 회사인 클라세 스튜디오에 대한 애정이 확고한 것 같네요. 역시 본인의 첫 번째 정체성은 벤처 기업가라고 생각하시는 것, 맞죠?

 

A : 그렇죠. 사실 수익으로 따지면 방송에 전념하는 편이 나아요. 애정이 없었으면, 벤처 일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방송이나 정치 활동을 제치고 이렇게 많은 시간을 투자할 필요가 없었겠죠.

 

Q : 그렇다면 다른 커리어들이 벤처 기업가로 활동하는 것, 즉 본업을 방해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나요?

 

A : 일장일단이 있죠. (새누리당) 비대위 참여하기 1년 전부터 벤처를 시작했는데 비대위 활동을 마무리하고 돌아오니 많은 게 달라졌어요. 대선 전에 느꼈던 벤처의 영역과 대선 후 느낀 벤처의 영역이 완전히 달라요. 정치권에서 얻은 브랜드 파워가 기업 활동에 도움이 된 측면도 있죠. 적어도 이준석이 사기를 치거나 돈을 떼먹지는 않을 거라는 신뢰를 줄 수 있게 됐으니까요.

대신 제약도 있었어요.

벤처라는 게 어느 정도는 거품이 끼어야 하고, 때로는 과장이나 허풍으로 밀어 붙이는 것도 필요한데 비대위 활동 이후에는 그런 면에서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었어요. 보통 사람들 같은 경우는 살짝 과장해서 제품이나 회사를 홍보해도 그게 먹혀요. 하지만 제가 100을 120이라 과장하면 언론사부터 들고 일어나서 난리가 날 걸요. 원래 구상했던 사업들이 B2C(Business to Consumer) 모델이었다면 어쩔 수 없이 B2B(Business to Business) 형태로 바꾸기도 했고. 이런 식으로 이전에 없던 제약이 많이 생겼어요. IT 스타트 업이나 벤처 업계에 만연한 반(反) 박근혜 정서도 극복해야 했고.

확실히 비대위 참여가 개인으로서나 사업에서나 전환점이 됐죠.

 

Q : 단순하게 정치 참여나 방송 활동이 사업에 도움이 됐다, 안 됐다라고 평가하기 보다는 일생일대의 전환점이었다고 보는 게 맞겠네요.

 

A : 이렇게 생각하면 될 거에요. 27살에 공적인 관심을 받는다는 것, 그 나이 때부터 공인이라는 영역에 들어선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많은 사람들이 잘 몰라요. 사실 연예인을 제외하면 20대 후반이 공적으로 알려지는 경우는 거의 없거든요. 그런데 20대 후반의 연예인에게 주어지는 도덕적 잣대보다 20대 후반에 정치권에서 활동하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도덕적 잣대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엄격해요. 쉽게 말해 술 마시고 나사 풀릴 자유도 없다는 거? 은근히 사람들이 이해를 잘 못해요.

 

이준석 (7 of 15)

 

Q : 계속해서 기업가로서의 이야기를 해보죠. 운영하고 계신 ‘클라세 스튜디오’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최근에는 ‘테스트바다’라는 앱을 런칭했는데, 외부의 시선으로는 수익을 창출하기 어려워 보여서요. 정상적인 기업 운영이 되고 있느냐는 의심의 눈초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 벤처는 도전이에요. 무조건 대단한 성과를 보여야 하는 게 아니고, 계속 도전을 하는 거죠. 저는 병특이 끝나자마자 벤처에 뛰어들었어요. 그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부름을 받은 게 인생의 전환점이 됐지만, 이후에도 계속 벤처를 하고 있잖아요. 만약 벤처에 뜻이 없었으면 회사를 정리하고 정치 활동이나 방송 활동에 올인을 했겠죠.

그리고 테스트바다에서 매출이 나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테스트바다는 솔루션이에요. 기업이나 단체의 문제 해결을 도와주는 B2B 모델이고, 실제로 대한민국에서 탑5에 드는 어학원에도 납품을 했어요. 또 정치권과 관련된 업체에서 요구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납품하기도 했고, 배나사 활동을 바탕으로 교육 앱을 만드는 게 우리 회사의 영역이기도 하죠. 정치와 IT, 교육과 IT를 접목해서 다양한 사업 모델을 개발하고 있어요.

회사는 지금도 직원들 월급 제대로 줘가며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Q : 사실 이준석 대표님의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선거를 대비해 벤처기업가 타이틀이 필요할 뿐이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생각 이상으로 많은 것 같았습니다.

 

A : 그랬으면 2012년 당시 비례대표 제의를 수락했겠죠.

방송에서 마주치는 강용석 변호사 같은 분들은 이렇게 말해요. “회사 그거 공격만 받는데 안 하면 안 돼?” 그런데 제가 죄를 지은 것도 아니고, 직원들 월급 주면서 하고 싶은 일 하는 건데 악의적인 공격에 영향 받을 필요가 뭐가 있겠어요.

아까도 말했지만, 전업 방송인을 하고 섭외 요청을 다 받았으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벌면서 편하게 생활할 수 있었을 겁니다. 방송 단가가 얼마나 쎈데요.

그냥 우선은 나 없이도 회사가 돌아가게 만드는 게 단기적인 목표예요. 지금은 제가 주중에 회사 일을 보지 않으면 안 되는 구조거든요.

내가 없어도 회사가 원활히 돌아가도록 만들면 정치 활동과 방송 활동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겠죠.

 

Q : 벤처에 대한 진정성은 확실히 느껴지네요. 그런 기업 활동과 더불어 활발한 방송 활동으로도 주목을 받고 계신데요. 특히 “더 지니어스”나 “강적들” 등에 출연해서 대중적인 인지도가 무척 높아졌습니다. 이런 유명세가 부담스럽지는 않으세요?

 

A : 사실 이준석이라는 인물이 청년 보수의 대명사처럼 되어 버렸어요. 그래서 끊임없이 검증하려는 시선들이 따라오죠. 그런데 반대로 생각해보면, 그 관심을 저에게 쏟는 건 감사하지만 각자의 지역구 국회의원에게도 그 정도 관심을 쏟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진보 단체의 토론회 같은데 참석하면 날카로운 질문들을 많이 받는데요, 답변을 하고 나서 제가 “그런데 지역구 국회의원 이름은 아세요?”라고 물어보면 대부분 모른다고 해요.

정치에 대한 관심이 특정인을 중심으로 지나치게 쏠려 있다는 게 그리 좋은 현상은 아니죠.

 

Q : 유명세가 집중되는 현상이 반갑지는 않지만, 떳떳하지 못할 게 없다는 자신감이 느껴집니다.

 

A : 저를 공격하는 부분이 주로 회사, 배나사, 처음에는 학력도 있었고, 병역 문제도 나왔었죠. 그런데 검찰까지 다녀와서 의혹이 없다는 게 밝혀졌으니까.

제가 새누리당에서 혁신위를 할 때 가장 강력하게 주장했던 문제가 인사 검증이었어요. 논문 표절부터 탈세 등등 인사 검증 강화하자고.

스스로 자신감이 없었으면 혁신위에서 인사 검증을 강화하자고 주장하진 못했겠죠.

정치권에 뛰어든 만큼 그 정도 자신감은 있습니다.

 

이준석 (3 of 15)

 

 

 

– 대중적 보수를 추구하는 정치인 이준석 –

 

 

Q: 이제 정치 이야기를 해볼까요? 정치인 이준석이 지향하는 명확한 가치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평이 있습니다. 양비론적인 포지션에서 두루뭉술한 발언을 한다는 지적도 있고, 확실하게 보수의 편이 아닌 것 같다는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A : 말을 시원하게 하라는 요구를 받는데요, 이 맹점을 잘 살펴봐야 합니다.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2012년 총선 때 말을 시원하게 했던 사람들이 지금 어떻게 됐나요? 그런 사람들 대부분은 트위터나 팟 캐스트 아니면 불러주는 곳이 없어요.

말을 시원하게 하면 당장은 자기 진영의 박수를 받지만, SNS 안에서 잠깐 소모되고 다수의 유권자들에게는 버림을 받아요.

저보고 보수의 편이 아니라고 하는 사람들에게는 과연 어떻게 해야 보수의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을 드리고 싶어요.

대중적인 보수를 늘리는 게 중요하거든요.

보수 쪽에서도 기울어진 운동장 이론을 믿으니까 크게 노력을 안 했던 것 같아요. 저는 보수의 단독 결집만으로는 선거에서 이기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중도층, 무당파 유권자들을 대중적인 보수의 틀 안으로 끌어오려면 말을 시원하게 해서 강경 보수의 박수를 받는 걸로는 부족하죠.

 

Q : 대중적인 보수의 확대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이 있을까요?

 

A : 종북의 범위를 좁게 설정해야 해요. 이게 무슨 말이냐면, 종북을 넓게 설정해서 “이 사람도 종북, 저 사람도 종북이다.”고 딱지를 붙이면 오히려 진짜 종북을 잡기가 더 어려워져요.

그리고 사람들에게 “너 종북이지? 김정은 개새끼 해봐!”라고 하면 반감을 사게 되죠. 저는 김정은을 정말 싫어하지만, 누가 저한테 어떤 선택을 강요하면 그게 더 기분 나쁠 것 같거든요.

종북이나 안보라는 보수의 무기를 조심스럽고 아주 정확하게 휘두르는 게 필요해요.

그러면서 막말을 하지 않고, 온화하지만 보수의 가치를 확실하게 지켜야 하고.

정치 공학적으로 보면 새누리당 내에서도 수도권과 영남 지역의 전략이 달라요.

영남 다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선거 전략이 짜이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게 되면 보수의 대중화와는 다른 길을 가게 확률이 높죠.

 

Q : 보수의 대중화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진짜 보수의 가치가 흔들린다면 그것도 문제일 것 같습니다.

 

A : 저는 비대위 시절부터 특정 사안과 정책에 대해 내세웠던 입장을 번복한 적이 한 번도 없어요.

가만히 보면 강경 보수라는 사람들은 진짜 보수의 가치를 따라가기 보다는 특정 인물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아요. 남들보고 오락가락한다고 비판하지만, 정작 보수의 가치를 기준으로 놓고 보면 그 사람들이 오락가락 하는 거죠.

말을 강하게 하고, 무조건 자기 진영 편을 든다고 보수의 가치를 지키는 게 아니잖아요. 말의 일관성을 지키면서 책임을 지는 것이 진짜 보수다운 모습이죠.

 

Q : 그런 맥락에서 박근혜 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발언을 아끼지 않았던 것인가요? 박근혜 대통령에 의해 정치권에 발탁이 됐지만, 대선 이후에는 정부 비판적인 발언을 많이 하셨습니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 사건도 있었습니다만, 이준석 대표님도 친박 지지자들에게 배신자라는 비난을 받기도 하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 : 제가 처음으로 정부를 비판한 게 윤창중 대변인 임명 문제였어요.

윤창중이 과연 보수의 가치에 부합되는 인물인가? 그리고 윤창중을 대변인으로 임명하는 게 박근혜 정부에 도움이 되는 일인가?

둘 다 아니거든요. 결과적으로도 비판을 한 사람들의 의견이 맞았잖아요.

결코 보수를 공격한 게 아니고, 박근혜 정부를 공격하는 게 아닙니다.

계속 예를 들어볼까요.

경제민주화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습니다. 저는 대선 때나 지금이나 경제민주화 해야 한다는 입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에서 경제민주화를 제대로 추진하고 있지 않잖아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비판을 할 수밖에 없는 거죠.

최근 화제가 됐던 국정원 사건도 드러난 사실만을 놓고 볼 때 국정원 시스템이 무능하다고 지적한 것인데, 그게 어째서 국정원과 정부를 무작정 공격하는 것이겠어요?

비판과 지적이 있을 때 대통령을 옹위하는 문제로 바라보면 안 돼요.

제가 처음 박근혜 대통령의 전화를 받고서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전부 하겠습니다.라고 했고, 대통령께서 당연히 그러셔도 된다. 말씀하셨어요.

저는 그 말씀을 믿고 해야 할 말을 하는 겁니다.

 

Q : 정부 비판적 발언도 궁극적으로는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라는 것이군요.

 

A : 뒤집어서 생각해보면, 안희정 도지사는 평생 노무현의 남자라는 타이틀을 못 지워요. 아무리 친노와 거리를 두고 다른 행동을 해도 유권자들에겐 계속 노무현의 남자로 기억될 거예요.

저도 마찬가지에요. 제가 아무리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해도 사람들이 볼 때 저는 영원히 박근혜 키즈일 수밖에 없어요.

제 입장에서 합리적으로 생각했을 때 당연히 박근혜 대통령이 잘 되기를 바라겠죠?

저처럼 이름을 걸고 활동을 했던 사람에게는 무엇보다 정부의 성공이 중요해요.

여전히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고, 이 정부가 성공적인 평가를 얻기를 바라고 있어요.

그렇기에 더욱 잘못됐다 싶은 부분에서는 비판을 아끼지 않는 것이죠.

 

Q : 그래도 공개적으로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를 비판하는 게 부담스럽지는 않으세요? 이미 친박 지지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고, 앞으로 계속 새누리당 안에서 정치를 해야 하는데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까요?

 

A : 제가 어떤 시각으로 정치를 바라보는지 드러나는 거죠.

전업 정치인이 되고, 내가 정치가 아니면 살 길이 없다고 생각하면 비굴해질 수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저는 계속 회사를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정치가 아니라도 독립적으로 살 수 있는 기반을 만들려고 하는 거예요.

만약 회사가 없고, 정치가 아니면 내 삶에 답이 없다고 느껴졌다면 저도 어디 가서 줄을 섰겠죠. 그렇게 되면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못 하게 되는 거고요.

그런데 저는 그런 식으로 정치를 할 생각이 전혀 없어요. 뭔가를 바꾸고 싶어서 정치를 하는 거지 생계를 위해서 하는 게 아니니까요.

 

Q : 자기만의 확고한 전문분야가 있어야 더 당당하게 정치를 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네요.

 

A : 단적인 예로 정치외교학과 나와서 보좌관이나 당직자로 정치권에 입문한 사람들, 그런 사람들은 정치 아니면 할 게 없거든요. 그러니까 절대 자기 정치를 수가 없어요.

 

이준석 (4 of 15)

 

 

 

– 2016년 총선, 새누리당의 청년 기수 이준석의 역할은? –

 

 

Q: 자기 정치 이야기가 나왔으니 저절로 내년 총선이 떠오릅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묻고 싶습니다. 2016년 총선, 출마하시는 겁니까?

 

A : 이제는 때가 됐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어떤 방식으로 나서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다음 총선에서 유권자분들의 선택을 받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비대위와 혁신위를 거쳤으니 선대위에서 재미있는 역할을 맡아보고 싶다는 의향도 있고요.

 

Q : 총선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지만, 선대위 활동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이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습니까?

 

A : 네. 그리고 총선에 도전한다고 해도 당에 청년 특혜를 요구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출마를 한다면 정당하게 실력으로 경쟁을 해야죠.

 

Q : 청년이라고 해서 특혜를 요구할 생각은 없다고 하셨는데요. 그래도 새누리당에서 이준석 대표님의 역할은 2030세대 청년들을 대변하는 것 아닌가요? 반면 이준석 대표님이 하버드 출신의 엘리트라서 청년들의 입장을 대변하지 못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A : 대체 누가 대한민국의 청년을 대변할 있어요? 청년이라는 세대 안에 얼마나 다양한 사람들이 속해 있는데, 그걸 하나로 묶어서 대변을 하겠다는 건 어불성설이죠.

제가 하나 물어볼게요. 젊은 나이에 해야 청년을 대변할 있는 거예요?

진보 진영에서 청년을 대변하겠다는 사람들의 이력을 보면 다 비슷해요. 20대에 노조 활동하고, 대학에서는 운동권 총학 활동하고, 그러다가 정치 연구소 같은 거 세워서 기성 정치인들이랑 인맥 만들고. 이런 게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20대 청년의 모습인가요? 말도 안 되잖아요.

내가 청년을 대변하겠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사기꾼이라고 봐야 돼요.

 

이준석 (15 of 15)

 

 

Q : 몇몇 사람들이 떠오르는 발언이네요. 그래서인지 현재 대한민국 정치권에서 청년을 위한 정치인은 없다고들 합니다. 공적 연금 개악이나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 등이 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예인 것 같은데요, 청년 정치인으로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청년 정치인에 한정 되고 싶은 생각은 조금도 없어요.

정치를 잘 하는 젊은 사람이 되고 싶은 것이지, 20대의 대표나 청년을 대표하는 정치인이 되고 싶지는 않아요.

청년이 힘드니까 청년 집단 이기주의로 상황을 모면하자는 건 스펙트럼을 좁히는 일이에요.

나이와 관계없이 대한민국 전체의 문제와 이슈를 리딩해야 하고, 대한민국 전체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청년들의 문제도 해결 되게끔 만들어야죠.

 

Q : 청년 정치인이라는 한계에 갇히지 않고, 대한민국 전체를 생각하는 정치인이 되어야 한다는 말씀이신 거죠?

 

A : 그래야죠. 청년 정치인이라는 타이틀을 붙이고 나오는 사람들도 잘 생각해야 해요.

나이와 계급장 떼놓고 기성 정치인들과 제대로 경쟁해야죠.

대한민국에 청년 정치라는 마이너리그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실력이 부족해도, 경쟁력이 떨어져도 청년이니까 봐주자는 분위기 같은 건 없어요.

과연 무엇이 청년의 문제인가? 무엇이 대한민국의 문제인가?

질문을 두고 기성 정치인들과 똑같이 경쟁해서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는 중요해요. 그게 되면 청년 정치라는 말은 결국 나이 어리니까 공천권 달라는 말밖에 돼요.

 

Q : 청년 정치에 국한 될 뜻이 없다고 하셨지만, 그래도 청년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해보죠. 최근에는 온라인에서 보수를 자처하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소위 ‘젊은 보수’들이 늘어나는 현상이 대한민국 정치 지형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요?

 

A : 한 번도 이야기한 적이 없는 사실인데, 새누리당 내부에서 일베를 바라보는 시각을 알려드릴까요? 내부에서는 일베가 절대 양지로 올라올 없고, 그들의 코드가 주류 의견이 없다고 완전히 확신하고 있어요.

나꼼수 열풍을 생각하면 간단해요.

80만 명이 나꼼수를 듣고 열광한다? 그래봐야 국민의 2%밖에 안 되는 수치에요.

야당이 나꼼수를 듣는 2% 믿고 김용민을 후보로 냈다가 총선을 말아먹었잖아요. 온라인에서의 영향력은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현실 정치에서 지분이 낮아요.

그러니까 온라인의 젊은 보수들도 국민 대다수와 공감대를 맞출 수 있을 때 유의미한 영향을 끼칠 수 있겠죠.

일베처럼 극렬한 모습을 보이면 온라인 여론을 주도하는 같아도 실제 현실에선 오히려 악영향만 끼치게 되는 것이고요.

개인적으로는 혐오 표현과 종북 타령 없는 건전한 보수 담론 놀이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 일베와 나꼼수의 예시를 드셨는데,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를 보면 점점 좌우 분열이 심각해지는 것 같습니다. 서로 입에 담지 못할 말을 쓰며 같은 세대 안에서도 전쟁 같은 감정대립이 일어나고 있는데요, 염려가 되는 모습이죠.

 

A : 상대를 비하하고, 낙인찍는 놀이문화를 용납해선 안 된다고 생각해요.

보수나 진보를 비판할 수는 있어요. 하지만 지역을 비판하는 건 아무 득이 안 되는 행위죠.

호남에도 보수들이 있거든요. 새누리당 내부에도 호남 출신의 보수 인사들이 있잖아요.

진보를 비판하면 호남 보수들을 우리 편으로 만들 수 있지만, 호남 전체를 비하하고 놀리면 그 사람들 전체를 적으로 돌리게 되는 거예요.

온라인에서야 막말 시원하게 하고, 시간 남아서 많이 쓰는 사람의 영향력이 높을 수밖에 없죠. 하지만 그런 행위가 현실 정치에는 전혀 도움이 되는 일이라는 모르는지 모르겠어요.

 

Q : 극렬한 온라인 여론의 폐해에 대해 깊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다시 청년 이야기로 돌아가 볼게요. 거의 모든 미디어에서 청년 세대를 죽지 못해 사는 세대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88만원 세대라는 단어가 2030의 처절한 현실을 대변하는 단어로 사용되고 있는데요. 2030의 현실, 그리고 2030의 미래에 대한 이준석 대표님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A : 상대적으로 불운한 세대인 분명하죠.

먼저 현실을 인정해야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장기 불황을 인정하고, 저성장 시대에 맞춘 해결법을 찾아봐야죠.

조세 투입으로 청년을 살릴 있다는 주장은 사기에요.

세금으로 반값 등록금을 하는 게 청년 문제의 해법이라는데, 사실 등록금 문제의 실질적 피해자는 50대 가장이거든요.

등록금 문제보다는 주거 비용 문제가 훨씬 더 심각해요.

이렇게 뭐가 진짜 청년의 문제인지도 정립이 안 된 상태에서 조세 투입만 촉구해서 답이 나오겠어요?

원론적인 대답이지만 한국 경제를 살리는 게 청년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방면의 구조 개혁이 필요하지만 적극적인 개방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Q : 적극적인 개방 정책이요?

 

A : 지금까지 한국에서 받아들인 외국인 노동자들은 주로 3D 산업에 종사하고 있어요. 적극적인 개방 정책으로 세계 각국의 엘리트 인재들이 한국에 와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개발하게 만들어야 해요. 반대로 한국의 인재들도 자유롭게 외국으로 나갈 있도록 지원해주고.

사람뿐 아니라 국가 간의 교역에서도 더 확실한 개방이 필요하다고 봐요.

 

Q : 말씀하신 것처럼 장기 불황의 시대, 청년이 고달픈 시대임에도 여전히 절대다수의 청년들은 정치에 관심이 없습니다. 정치 혐오, 정치 무관심을 극복하기 위해 정치권에서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A : 선민의식을 버리는 핵심이에요.

진보는 자신들만 옳고, 자신들만 정의롭다는 선민의식을 버려야 하죠. 그런 선민의식을 피곤해 하는 사람들이 엄청 많잖아요? 자기들만 모르지.

보수는 안보에 대한 선민의식을 버릴 필요가 있어요. 안보는 보수만이 독점할 수 있는 가치가 아니거든요.

안보가 중요하면 더 설득을 하고 대화를 해야지 무조건 “안보가 제일 중요하다!”고 독선적인 모습을 보이면 반감을 살 수밖에 없죠.

극단적인 감정 대립, 진영 논리도 결국 선민의식에서 나오는 같아요.

 

Q : 선민의식을 버려라. 진보와 보수 모두 새겨들어야 할 지적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같은 보수 진영에도 비판을 마다하지 않는 모습에서 청년다운 패기가 느껴집니다. 그런 의미에서 기존의 수구 보수와는 다른 청년 보수, 젊은 보수만의 특이점과 지향점이 있을까요?

 

A : 가지로 압축하자면 온건 보수, 그리고 자유에요.

대화와 설득의 정치를 추구한다는 게 온건 보수라고 할 수 있겠죠.

또 자유는 보수의 핵심 가치인데, 지금은 정부나 정당이나 상당히 폐쇄적이고 권위적인 분위기잖아요. 이런 분위기에서는 다양성을 확보하기 힘들어요.

아닌 아니라고 말할 있어야 하고, 안전지향적으로 정치를 하면 되죠.

무엇보다 야당을 비판하기 전에 적극적으로 당내 비판을 해야 합니다. 지금은 보수 진영 내부에서 당내 비판, 정부 비판에 소극적이잖아요.

모든 개혁은 당내 비판에서 시작됐어요. 차떼기 방지법이나 오세훈 정치자금법 같은 것도 당내 부조리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개혁안이거든요.

상대를 손가락질 한다고 절대 정치 발전이 이뤄지지 않습니다. 내가 먼저 개혁하면 상대도 따라올 수밖에 없어요.

 

Q : 온건과 자유, 그리고 자기 개혁. 청년 보수와 개혁 보수 세력이 이 원칙을 지킨다면 보수 진영 안에서 새로운 바람이 불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준석이 생각하는 정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드리며 인터뷰를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A : 내가 정치를 왜 하는가? 에 대해 고민해본 적이 있어요.

배나사를 만들어 교육 봉사 활동을 하고, 벤처 기업가로 살아가는 것 모두 넓은 의미에서 보면 정치를 하는 거죠.

하지만 어느 순간 광의의 정치에서 한계를 느꼈습니다. 배나사는 한국에서 최대 규모의 교육 봉사 단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 정책의 지원 없이는 활동에 한계가 있어요.

결국 좁은 의미의 정치에 직접 뛰어든 세상을 조금이라도 바꾸기 위해서고, 그게 정치의 본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장예찬 : 오늘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준석 : 고맙습니다.

 

이준석 (14 of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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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시간 넘게 마주앉아 끊임없이 대화를 이어나갔다.

예상했던 인터뷰 시간을 초과했지만 이야기 주제는 무궁무진했다.

공식적인 인터뷰가 끝나고도 오프 더 레코드를 전제로 정치 현안에 대한 이준석의 시각을 엿볼 수 있었다.

확실한 건 그가 기존의 새누리당 의원들과는 다른 색깔을 지녔고, 자기 색을 숨김없이 드러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치적으로 유리할 게 없음에도 꾸준히 정부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것도 다른 새누리당 의원들에게선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다.

개인적으로 새누리당을 개혁하는 , 보수 세력을 개혁하는 것이 대한민국을 개혁하는 가장 빠른 이라고 믿는다.

그렇기에 온건 보수, 개혁 보수의 깃발을 든 사람들이 더 많이 원내에 진출해 새누리당의 패러다임을 바꾸기를 기대하고 있다.

인터뷰가 끝나고 이준석을 청년 정치인으로 한정해서 판단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청년이 아니라 명의 정치인으로 평가받길 원하는 그의 행보를 지켜볼 필요가 있을 같다.

진보 진영에서도 청년 특혜를 바라지 않고, 기성 정치권에서 당당하게 경쟁하길 원하는 참신한 인물들이 새 바람을 일으키기를 기대한다.

나이만 어린 청년이 아닌, 진짜 청년다운 청년들의 패기가 정치권을 변화시키는 날을 그려본다.

그리 먼 미래의 일만은 아닐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