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는 보수가 없다.

※ 전원책의 저서 <신군주론>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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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

대한민국에는 보수주의 정당이 없다 ‘유사 보수주의’였던 한나라당은 2012년 새누리당으로 개명하면서 당의 정신에서 공개적으로 ‘보수’를 제외했다. 기회주의자들이 빚은 비극적 변신이었다. 사실 오래전부터 우리에겐 ‘보수’는 있었지만 보수주의는 없었다. 그건 보수주의에 대한 대중의 오해가 한 원인이 됐다. 민주화 운동 세력 일부가 좌파와 연대함으로써 좌파로 분류된 반면, 박정희 대통령의 진보주의적 정치가 ‘반공’을 확실히 하면서 국민들에게 보수주의로 각인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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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는 ‘보수’가 아니라 ‘진보’였다.

박정희는 본원적 자본이 거의 없던 나라에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라는 프로젝트로 상징되는 계획경제를 통해 경제성장의 기초를 다진 대통령이다. 그는 비단 경제뿐 아니라 국정 전 분야에서 많은 진보적 정책을 집행했다. 그 과정에서 국가의 거의 모든 분야가 1인 통제 아래 있었다. 새마을운동, 산림녹화, 그린벨트, 국민교육헌장, 의료보험 도입 등은 국가가 주도한 대표적인 진보정책들이다. 유신독재 역시 보수주의와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보수주의와 가깝다고 할 수 있는 건 ‘보수야당’의 김영삼, 김대중이 주도한 민주화운동이다.

현대 보수주의는 경제는 시장자유를, 사회문화적으로는 전통과 상식을 존중하는 태도를 가진다. 이런 보수주의의 핵심은 자유와 그에 따르는 책임이다. 자유주의의 요소인 사적자치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그런 뜻에서 이 나라에 보수주의는 없다. 자유를 누릴 뿐 책임을 다하지 못한 자들이(예컨데 병역회피자들) 공동체에 대한 발언권을 행사하는 걸 용인하는 보수주의가 있는가? 대중에 영합할 목적으로 공적 통제의 확대를 주장하는 보수주의가 있는가? 부패에 눈감는 보수주의가, 안보를 팽개치는 보수주의가 있는가?

보수주의에 대한 이런 오인과 오해가 계속되면서 기회주의자들이 보수주의자로 행세하게 만들었다. 그 결과 대한민국의 보수는 낡고 고루하며 이기적인 부패집단으로 보이게 된 것이다.

보수주의에서 말하는 자유는 ‘선택’을 의미한다. 나는 보수주의를 자유주의와 결합시킴으로써 그러한 선택이 확장성을 가지게 된다고 믿는다. 이는 곧 자유주의 국가에서 자유를 추구하면서도 병역과 납세의 의무 같은 공동체에 대한 의무를 회피하는 자를 응징할 수 있는 도덕성이다. 그러나 인간은 언제나 도덕적인 존재는 아니며 도덕조차도 보편성을 가지지는 않는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중앙 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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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전원책의 저서 <신군주론>은 이 책을 통해 정치철학적 중심이 부족한 대한민국 정계의 치부를 드러낸다.  국민들은 왜 항상 대통령을 비난할 수 밖에 없는지, 정치인은 정치에 대한 비전과 철학을 제시하고 있는지, 왜 선동은 끊임없이 반복되고 대중은 여기에 매번 속는지 등 한국 민주주의 현주소와 현실정치의 이면을 이 책을 통해 서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