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마녀재판대에 오른 까닭

IU-Twenty-three

ⓒ 로엔 엔터테인먼트

 

누구에게나 엉뚱한 구석이 하나쯤은 있겠지만, 특히 창작을 하는 사람에게는 그런 엉뚱한 (때로는 사회 보편의 인식으로 보았을 때 ‘기괴함’이라고까지 불릴 만한) 부분이 창작의 코어가 되는 경우가 많다. 애초에 창작이라는 행위 자체가 기존의 것과 궤를 달리 하는 결과물을 만드는 행위이기 때문에 반드시 일탈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그 정도가 강하든, 약하든 간에 말이다.

우리 사회의 인식과 분위기가 가끔 숨이 막히는 순간이 있다. 창작을 하는 사람에게 인격의 훌륭함을 요구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마주하는 순간이다. 훌륭한 예술가가 반드시 인격자일 필요가 없건만, 우리 사회는 유독 이런 부분을 강조한다. 물론 창작자 중에서도 훌륭한 인격을 갖춘 분들이 많다. 나는 그런 분들을 진심으로 존경한다. 참으로 어려운 일을 실천하는 분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시에, 창작의 행위에 인격이 미치는 영향이 그토록 절대적인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한 어린 여가수가 ‘롤리타’ 컨셉을 사용한 것을 두고 말이 많다. 많은 사람들이 그녀가 마치 죽을 죄라도 지은 것처럼 냉랭하고 단호한 태도를 보인다. 놀랍다. 그 가수는 처음부터 그 컨셉이었다. 다들 이미 알고 있었을 텐데, 이제 와서 몰랐다는 듯이 황급히 거리를 벌리고는 돌을 던진다. 엄청난 죄악이라도 저지른 것처럼 말이다. 좋다, 창작물의 영역에 속하는 ‘롤리타’ 컨셉에 굳이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어 이것이 “부도덕하다”고 평가하는 것에 동의하긴 힘들지만, 일단 거기까지 수긍한다 치자.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더 궁금한 게 있다. 왜 유독 아이유의 ‘롤리타’만 문제가 되는 것인가?

만약 롤리타 컨셉을 사용한 것이 그토록 지탄받을 일이라면, 그 롤리타를 쓴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는 상종도 못 할 인간 쓰레기일 것이고, 그 책을 펴낸 문학동네는 이 사회의 암적 존재겠구나 싶다. 오, 그건 고전문학이라서 괜찮아요. 어떤 건 문학이고 어떤 건 지탄받을 외설인가. 대체 그 기준은 뭔가. 고상함? 대체 무엇이 고상하고 무엇이 고상하지 않은가. 근본적으로 포르노그라피에 기반을 둔 대중문화를 마음껏 향유하면서도 이런 순간이 오면 끝끝내 고결한 인격자로 보여지길 원하는 욕망이?

인간이 가장 잔인해지는 순간은, 자신의 행위가 ‘정의롭다’라고 확신하는 때이다. 역설적이게도, 도덕과 정의로 스스로를 무장한 인간은 죄책감 없이 무섭도록 가학적으로 변모한다. 그렇게 한껏 부풀려진 정의감으로 세상 만사에 소위 말하는 ‘꼰대질’을 하게 된다. 제멋대로 부도덕하다고 결정한 사안에 낙인을 찍고 성전(聖戰)을 펼친다. 이런 정의로운 행위에 브레이크를 거는 이들은 모두 악(惡)이 된다. 십자군 전쟁, 마녀사냥, 전체주의 학살 등으로 이어져 내려오는 역사는 이렇게 사소한 것들로부터 무한반복된다.  이들은 정작 진짜 심각한 문제는 외면한다. 한국만큼 성(性)이 다양한 방법으로 손쉽게 소비되는 나라가 또 있던가. 그러나 본질을 파고드는 행위는 어렵고 골치 아프다. 그에 비해 어린 여가수에게 돌을 던지면서 자신은 착한 사람이라고 위안을 얻기는 쉽다. 희생양 하나만 있으면 많은 사람들이 쉽고 부담 없이 정의감을 충족시키며 면죄부를 얻을 수 있다. 예로부터 마녀사냥이 끊이지 않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