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 콘서트 테러의 진실

사건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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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북 토크 콘서트’ 논란을 일으킨 재미동포 신은미(좌)와 황선 전 민주노동당 부대변인(우) <이미지 출처: 뉴시스>

 

서울 한복판에서 열린 신은미 토크 콘서트(라고 쓰고 종북 콘서트라 읽는다)는 우리나라의 주적인 북한 정권을 찬양하는 강연 내용으로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다. 북한과의 휴전협정 이후 반 세기 이상이 흘렀다고는 하지만, 아직 북한과 전쟁 중인 우리나라에서 북한을 미화하는 이런 강연이 버젓이 열렸다는 것은 실로 충격적인 일이었다. 들끓는 비난여론에도 전국 순회 강연을 감행하던 이 문제의 토크 콘서트는 지난 10일, 테러를 당하기에 이른다.

토크 콘서트는 10일 전북 익산의 신동성당에서 진행되었다. 강연이 한 시간 가량 지난 오후 8시 반 경, 관람석에 있던 오모군이 갑자기 일어나 강연자 신은미를 향해 북한에 관한 질문을 던졌고, 그 직후 품 속에 있던 인화물질이 담긴 양은냄비를 꺼내들어 불을 붙였다. 오모군은 불붙은 냄비를 들고 강단으로 접근하던 중 냄비를 놓치고, 이로인해 사방으로 불꽃이 튀면서 강연을 듣던 세 명이 부상을 입었다.

<평양에 다녀온 그녀들의 통일 이야기 – 신은미, 황선 전국 순회 토크 문화 콘서트>라는 이름으로 공공연하게 종북 사상을 전파하던 재외동포 신은미, 통합진보당 황선 이 두 사람도 제정신이라 말하기는 힘들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콘서트장에서 인화물질을 폭발시킨 용의자 오모군의 테러 행위는 실로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었다.

 

언론의 ‘일베’ 프레임 짜기

연일 관련 기사가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고 있다. 언론매체들이 경쟁적으로 관련 보도를 내보내고 있다보니 경찰 조사 결과가 채 나오기도 전에 추측성 기사들이 난무하고 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일부 매체의 ‘프레임 짜기’가 등장했다. 좌우 대립을 부추기는 이 편향된 보도로 인해 사건에 대한 대중들의 오해가 늘어나고 있다. 매체는 자극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내기 위해 용의자에게 일간베스트 (이하 일베)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

실제로 많은 매체에서 용의자가 일베 회원이라는 식의 기사를 내놓고 있다. 특히 진보 미디어는 이번 사건을 ‘일베 사상에 심취한 극우보수 인물이 주도한 테러 행위’라는 컨셉으로 그려내고 싶어한다. 테러라는 반사회적 행위를 일베에 엮어가면 자극적인 기사를 내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의 접근에는 논리적 결함이 많다.

우선, 테러 행위의 주모자는 일베 회원이 아니라 애니메이션 관련 커뮤니티 사이트 ‘네오아니메’의 회원이다. 일베에 올라왔다는 테러 예고는 사실 일베가 아니라 네오아니메에 올라온 게시글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 매체들은 네오아니메의 게시글을 캡처해서 일베가 그 출처인 양 왜곡 보도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용의자 오모군은 과거 일베에서 지나친 언행으로 강제추방(밴) 당한 바 있다. 일베 측에서는 오모군을 위험인물이라 판단, 이미 오래 전에 쫓아냈던 것이다.

네오아니메3

​▲ 테러가 일어나기 전 날인 9일, 애니메이션 관련 커뮤니티 ‘네오아니메’에 올라온 테러 예고 글. “집 근처에 신은미 종북 콘서트 여는데, 신은미 폭사 당했다고 들리면 나인줄 알아라”, “봉길센세의 마음으로”, “찬합통에 폭약을 담았다, 내일이 기대된다”라는 글을 올리며 테러를 예고했다. <이미지 출처: 네오아니메>

 

오모군이 학교에서도 일베 활동으로 인해 주의를 받았다는 보도는 일베 프레임에 집착하는 언론매체들이 퍼뜨린 근거 없는 이야기다. 용의자 오모군의 담임 교사가 “오모군이 일베 같은 곳에서 활동한 것 같다”라고 한 말을 들은 적이 있다고 주장하는 다른 교사의 이중전언을 과장한 보도다.

아시아투데이 일베기사

​▲ 일명 ‘카더라’ 보도의 전형.​​ 객관적 증언이 아니라 전해들은 전언을 바탕으로 기사를 작성했다. 수많은 언론 매체들이 이와 같이 일베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 <이미지 출처: 아시아투데이 기사 캡쳐>

 

언론매체들은 또한 아직 조사 결과도 내놓지 않은 경찰 측에서 “용의자는 일베에 심취한 것으로 보인다”는 말을 했다며 기사를 쓰고 있다. 언론이 확실한 증거도 없이 오모군이 현 일베 회원이라고 단정하고 있으며, 이 테러 행위를 일베와 엮으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이미 사회적으로 악명 높은 일베의 명성을 이용하여 자극적인 보도를 만들어내기 위한 언론의 마녀사냥이다.

 

테러를 비호하는 일부 보수 세력

신혜식 트위터

▲ 일부 보수 세력은 테러 행위를 지지하고 있으며, 후원금 모금 활동까지 하고 있다. <이미지 출처: 신혜식 트위터>

 

언론매체들은 일베 회원과 극우 세력이 오모군의 테러 행위에 열광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틀린 말은 아니다. 신은미 토크 콘서트 테러 이후 보수 진영에서는 속 시원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아직 가치관이 제대로 확립되지 않은 어린 나이의 학생이 저지른 테러 행위를 구국의 위업이라 칭송하며 열사처럼 치켜세우는 것은 부적절하다. 종북 세력에 대해서는 폭력을 사용해도 괜찮다는 식의 위험한 생각은 법치주의를 따르는 대한민국의 국가 가치관에 정면으로 대치되는 것이다.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지는 않는다. 이러한 테러 행위는 절대로 정당화 될 수 없고, 정당화 하려해서도 안 되는 것이다. 종북 세력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지키겠다면서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무시하는 이런 행동을 지지한다면 우리가 북한과 다를 것이 무엇인가?

 

유행이 된 극좌•극우 추종​​

극좌나 극우 세력이 오늘의 유머(이하 오유)나 일간베스트와 같은 곳에만 머무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 곳곳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이번 사건은 일베의 극우 가치관이 유행처럼 번지며 인터넷 서브컬쳐로 전도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극단적 정치색을 바탕으로 그들만의 “놀이문화”를 만들어 낸 오유와 일베가 사회적 문제가 되는 것은 가치관이 뚜렷하게 자리잡히기 전인 어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비뚤어진 생각을 주입하기 때문이다. 18세 고등학생이 종북 척결을 내세우며 테러를 자행하도록 만든 것은 결국 이런 악성 문화다. 극좌나 극우 가치관을 추종하며 사회적 금기들을 부수는 것을 통해 즐거움을 얻는 놀이문화가 유행이 되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사회 문제다.

 

보수가 모두 테러리스트는 아니다

이번 테러 행위를 한 학생이 왜곡된 극우보수 가치관을 가지고 있었다고 해서, 또 일부 보수진영에서 이 테러를 지지하고 있다고 해서 모든 보수주의자가 테러리스트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일부 진보 세력의 폭력적 시위가 모든 진보를 폭도로 만드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반사회적 범죄행위는 이데올로기에 의해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이데올로기는 그저 폭력에 대한 명분일 뿐, 폭력은 어디까지나 정신병을 앓고있는 개인이 저지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