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은 당신의 자부심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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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언제 시작했는지, 그리고 언제 끝났는지 ‘보통 사람’인 나와는 하등의 관계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관심이 없는 남의 잔치가 되어버렸다.

엘리트 체육인의 길은 보통 사람과 다르다. 초중고 내내 체육특기로 모든 수업이 면제된다. 특기자전형으로 무시험 대학 입학후에도 강의한번 나오지 않고 태릉 선수촌에 입촌시켜 운동만 계속 시킨다.

선수단에 포함되지 않은 선수들도 뭘하는지 알 수 없는건 마찬가지이다. 인기종목이든 비인기종목이든 국가정책으로 정부기관이나 공기업들에 소속되게 만든다. 업무를 하지 않아도 호봉에 따라 소속 기관에서 월급을 받기 때문에 동료나 상사얼굴 한 번 보지 않아도 먹고 사는 데 어려움이 없다.

반면 보통 학생인 나에게 중고등학교 체육시간은 ‘노는 시간’이었다. 아예 교실에서 잠을 자거나, 체육선생이 공 하나 던져주고 교무실로 들어가버리면 학생들은 열심히 볼을 찼다. 체육을 안좋아하는 친구들은 책을 가지고 나와 그늘에서 읽었고, ‘잘나가는 친구’들은 월담 후 학교 주변에서 뻘짓을 하고 돌아오곤 했다.

참고로 해외생활에서 접한 외국의 체육시간은, 다양한 종목들의 기본을 가르쳐주고 연습을 거친 후 경기를 하고 두각을 보이면 학교 팀에 소속되는 방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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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중, 고, 대학교의 운동부는 나와 전혀 상관이 없다. 운동부는 어디까지나 체육특기생을 위해 존재한다. 운동을 하려면 공부를 포기해야하고, 공부를 하려면 운동을 포기해야하는 이상한 시스템 덕분이었다.

우리는 여전히 자위를 한다. 메달을 9개나 땄다고, 스포츠 강국의 위상을 세계에 알렸다고. 학교를 12년간 다니면서 금메달을 휩쓸었다는 양궁은 커녕 국궁 한 번 잡아본적 없다.

사격 3연패를 한 나라이지만, 군생활 중 한번씩 쏴본 콜트 45가 전부다. 펜싱은 칼이 어떻게 생겼는지 구경조차 해본적 없는건 물론이고, 아직도 돈 많고 여유로운 사람들이 친목으로 하는 것으로 인식되는 종목이 골프다.

그 나마 부모들이 자식들 소외되지 말라고 대중적으로 시키는 태권도는 날림 승단심사와 바가지 편파판정에 오염된지 오래다. 군대에서 발차기 두번만 하면, 국기원에서 나온 뚱뚱한 아저씨가 1품을 준다. 괜히 돈들여서 승단할 필요 없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을 위한 꿀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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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중국을 메달 수로 압도했고, 일본은 신체적 열세를 극복하고 육상과 수영을 휩쓸었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본과 영국의 생활체육 시스템이 어떤지 관심조차 없다.

일본의 한 개그맨은 5년 전 방송중 게임 벌칙으로 마라톤을 시작해 이번 올림픽에 캄보디아 대표로 출전했다. 그리고 태릉의 국가대표 바로 뒤에서 골인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밥먹고 운동만하는 태릉의 국가대표들이, 다른 나라의 의사, 정비사, 경찰관에게 점수를 허락하는 광경을 지켜보면서도 조금의 의구심도 품지 않는다.

체육시간에 너도나도 퍼자고 있는 나라에서 금메달 9개. 특목고나 자사고에는 체육부조차 존재하지 않는 나라에서 금메달 9개. 자랑스러운가?

나는 이정도 먹고 산다는 나라에서 아직도 후진국형 메달레이스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부끄럽다. 국가의 위상같은 소리는 이제 좀 그만했으면 한다. 런던 올림픽때 10위안에 어떤 나라가 있었는지 기억하는 사람이 있는가?